본문 바로가기

여행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2)

토론토 (8월 23)

  

   출발조차 순조롭지 않았다. 12시에 던다스 코치 터미날에서 버팔로행 버스를 타야 하는데, 나는 아침 10시에 일어났다. 지난 며칠간 무리한 탓이다. 여권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나고, 아직 랩탑을 배낭에 넣어갈지, 따로 작은 가방을 가져갈지 결정하지 못한 였다. 급하게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배낭에 모든 것을 쑤셔넣고 집을 나섰다. 주머니엔 아이폰과 여권이 있었고, 상체만한 배낭엔 눈에 보이는 필요할만 것들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옷가지와 신발 켤례부터 시작해서 샴푸와 클렌징비누와 면도기, 심지어는 수저와 기름종이까지. 아직까지는 짐이 무겁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내게 다가올 여행에 대한 기대와 가벼운 마음 떄문인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항상 지나지던 슈퍼마켓이 왠지 새롭게 보이고 이미 백패킹을 시작한 기분이 들었다. 아깝게 여겼던 토큰을 두개나 사서 유니온역으로 일단 향했다.

   


   유니온 역에는 내가 예약했던 8장의 암트랙 티켓을 발급받으러 갔다. 도착하면 11 반이 안될 같은데, 기억으로는 11 부터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걸로 알아서 혹시 발급받지 못하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다. 이번에 발급받지 못하면 버팔로에서 받아야 하는데 국경에서도 일이 복잡해지고, 버팔로에는 어디에 기차역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다행히 점심시간이라는 팻말을 올려놓 도중에 도착해 아슬아슬하게 8장을 발급받았다. 여권을 보여주었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예상 외로 간단히 발급해 주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오샤와 갈때 발급 받을걸, 하는 후회가 든다. 티켓을 받고 던다스로 다시 올라가 코치터미널로 향했다. 사실 일찍 일어나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샐러드킹에서 볶음밥을 먹고 출발하고 싶었지만, 아침잠을 선택한 아침을 굶고 출발할 밖에 없었다.


   이미 터미날엔 나처럼 메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버스가 버팔로를 통해 뉴욕까지 가기 떄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탔다. 하지만  혼자 있어 편안하게 있었다. 아직까지 집을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고, 저녁때엔 다시 집에 편안히 있겟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국경까지의 길은 날씨가 좋은 탓인지, 파란 하늘과 푸른빛 나무들이 온타리오호수와 합쳐져 장관을 이루어냈다. 나의 들뜬 마음을 아는지 날씨조차 아름다웠다. 막히지 않게 국경까지 가니 수많은 콘테이너 트럭들이 있었다. 반은 캐나다차였지만 나머지 반은 미국차였다. 번호판엔 각각 다른 ()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국경에서 무거운 가방을 내리고 가장 앞서간 사람들 한명으로 줄을 간단히 국경패스를 했다. 두마디만으로 간단히 패스가 깐깐한 미국 국경에서 거의 처음인 같다.


   국경에서 다른 사람들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흑인 여자가 와서 텐트를 달고 있는 짐가방에 관심을 보였다. 자신을 캘리포니아 태생의 버팔로에 살고 있지만 토론토로 이민을 오려는 계획이 있다고 복잡한 상황을 소개한 그녀에게 나는 맛있는 버팔로의 윙집을 알려달라고 했고, 흔쾌히 한두군데를 가르쳐 주었지만, 결과적으로 "버팔로의 윙집은 맛있고 싸기 때문에 아무데나 가도 괜찮아"라 했다. 그래서 버팔로의 유일한 목적이 맛있는 윙이었던 나는 괜히 멀리 버스타고 가서 비싸게 먹는 보다 역 근처 피짜리아에서 먹자는 생각이 있었다




s.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의 빛 레지오 캠프 카티지  (0) 2012.08.22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3)  (0) 2012.08.22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1)  (0) 2012.08.22
2012 Thailand  (0) 2012.08.22
2011 US Railway Trip  (0) 201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