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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4)

버팔로-에리


   버팔로터미널의 7번 게이트 앞에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도 다들 버스를 타는 아니겟지 하는 소망으로 버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버스시간인 7 45분이 되어가는데도 내 버스는 기미가 없었다. 나는 내가 시차를 계산하지 않았나, 일찍 출발하는 경우도 있나 하는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 중 에리로 향하는 사람은 없고, 모두 토론토, 뉴욕, 로체스터 혹은 피츠버그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피츠버그에서 학생에게 걱정이 되어 물어보니 에리는 피츠버그 가는 길에 있다고 한다. 사람만 따라가면 되겟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 피츠버그로 향하는 베이징 청화대학교에서 중국 대학생들도 있었다. 마치 항상 학교에서 보던 공부 열심히 하는 중국애들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은 비슷하게 생간 모양이다. 토론토에서 버스가 한대 지나가고, 토론토로 향하는 버스가 두대 지나가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불과 오늘 점심때 집을 떠났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벌써 힘에 부쳐 버려버리고 지금 앞에 기다리고 있는 토론토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겨우 20불도 안되는 값에 편하게 집에서 있는데, 하는 나약한 생각이 든다.

    버스는 1시간이 늦어져서 왔다. 기사는 내게 목적지를 물었고, 에리로 향한다는 대답에 재차 확인을 했다. 맞다고 했고, 짐은 에리로 가는 사람들을 위한 짐칸에 실어졌는데, 덜렁  가방 하나 뿐 이었. 버스안에서 터지는 와이파이로 신나게 인터넷을 했고, 그래서 아무 걱정 없이 시간가는 모르고 버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에리

   에리에 도착을 했다고 기사가 안내방송을 했고, 나는 그곳에 내려 짐을 돌려받았다. 지도로 보았던 곳과 너무 달라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에리 시내로 어떻게 나가느냐 물었더니 모두 모른다고 한다. 내가 상상했던 에리는 관광도시로 호숫가에서 버스를 내릴거라 상상했고, 구글맵에선 1mile정도 떨어진 곳에 기차역이 있다고 나와 있었건만, 실제로는 황량 그 자체였다. 나는 에리의 편의점에서 간단히 음료수와 샌드위치를 사먹고 싶었고, 좋은 다이너가 있다면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리라 그렸었다. 미국 북부의 백인 시골 사람들에게 방대한 계획을 말해주고 싶었고, 흑인 종업원에게 웃으면서 팁을 후하게 주려고 상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내린 곳은 카지노였다. 그것도 시내에서 10마일 이상 떨어진 카지노 였다.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버팔로나 아니면 피츠버그에서 값에 메가버스를 타고 이리 와서 하루종일 놀다 가는 그런 작은 카지노 였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카지노 안으로 들어가 경비에게 에리 시내로 가는 방법을 물었고, 그는 보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라는 표정으로 ‘You won’t make it’이라고 했다. 그러던 와중 머리가 벗겨져 뒷머리로 윗머리를 살짝 가린 아저씨가 내가 지금 버스를 타고 에리 시내로 가는데 자신을 따라와도 거라 했다. 버스값은 다행히 주머니속의 잔돈으로 해결 있었고, 나는 걱정없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버스를 기다렸다.

   그는 에리에서 태어나 자란 하키 이라고 한다. 토론토에서 왔다고 하니 수년전만 해도 토론토 메이플리프가 했었는데…’ 하고 말한다. 자신은 뉴욕팀의 팬이라고 한다. 뉴욕도 하지 못해 걱정이라며 잡담을 하고 있는데, 온다던 버스가 도통 오질 않는다. 그는 아마 막차가 갔는가 보다 하고 자신보다 나를 걱정한다. 그는 이곳에 자주 오는 편인지 카지노의 아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물어보더니 발렛을 시도 해 보는게 어떻냐고 내게 물어본다. 발렛이라는게 카지노에 와서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택시같은 서비스 인데, 차 값 대신 팁을 드라이버에게 주면 된다고 한다. 에리 시내까지는 10마일정도 되니 족히 두세시간 걸음이다. 도움을 받기 싫어서 그냥 음악도 듣고, 멀리 보이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라도 사서 걸어가야지 하려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발렛 주는 곳을 가서 에리 시내에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가 물어보니 여태 들어왔던 대로 걸어 없을거라 한다. 다급한 마음에 나는 내 상황을 설명하며 배낭여행을 하고 있어 돈이 없는데, 택시값은 얼마냐 하니, 무려 40 정도 들거라 한다. 이제 정신이 든다, 걸어 없는 거리를 가려고 하는구나 내가 하고. 내가 곤란해하니, 기사들 뒷머리를 기른 기사가 자신이 데려다 주겟다 한다. 이제 생각이 든다. 내가 여기서 해를 당하는게 아닐까, 이상한 곳으로 가는게 아닐까, 돈을 얼마나 줘야하나 생각이 머리를 감싼다.

   차에 보니, 가족 사진이 앞에 있고 내부는 깔끔했다. 약간 안심을 하면서 이야기를 한다. 비굴하지만 내 안전을 위해 약간 불쌍한 척을 하며 해하지 마세요 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그는 에리는 예전에는 기차생산으로 잘나가는 동네였는데, 펜실베니아 주가 에리의 공장들에게 세금을 너무 세게 때리는 바람에 기업들이 3국이나 다른 대도시로 옮겨갔고, 이제 에리는 유령도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카지노에서 에리까지 내가 걸어가렸던 했던 길은 가로등도 하나 없고, 불빛이 새어나오는 가게조차 없었다. 심지어는 인도가 없는 길도 있었다. 이대로 갔다가는 정말 큰일 날 뻔 했겟구나 싶었다. 이보다 무서웠던 조금 시내쪽으로 가니 이제는 집들이 나오는가 싶더니, 이상하게도 유리창이 깨진 가게들도 있고, 근처 슈퍼에는 총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런가 물어보니, 이곳이 엄청나게 무서운 동네라고 한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슈퍼가 털리고, 매일 총성이 난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배낭을 메고 이길을 걸어갔으면 무슨일이 생겻을지 모른다고 한다. 아마 이것저것 잔뜩 든 배낭을 털기 위해 공격했을 거라고 한다. 생전 이렇게 무서운 동네는 처음이었다.


   

   기차역에 내리니 역시 주변엔 스산한 기운이 감돌고, 어두컴컴한 공원이 앞에 있었다. 옆의 유일한 가게는 몇몇 청소년들이 시샤를 하고 있고, 이마저도 그렇게 안전해 보이지는 않았다. 기차역은 12시에 연다고 있었고 나는 앞에서 1시간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사이에도 총소리인 뭔지 따따따소리가 한두번 들리고경찰차 소리와 소방차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댔다무서워서일까 계속해서 떨고 있었고얼마후   옆의 가게는 문을 닫았다혼자서  30분정도 숨어서 떨고 있으니 기차역이 열렸다직원은  한명이었고 대합실이라고  봤자 화장실 하나와 벤치 3 뿐이었다그중  벤치에 누워 무한도전을 보는데 가끔 나처럼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면 깜짝깜짝 놀랐다.

   기차는 무려 1시간 연착을 했고졸음이 밀려온 나는 타자마자 여권과 티켓을  안은채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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