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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씩이와 함께하는 미국 횡단 (6)

시카고 (continued)


    빌딩 숲을 가로지르는 CTA 타기 위해 Roosvelt역으로 향했다.루즈벨트 역에는 나이든 흑인 아저씨가 있었다. 뉴욕의 시스템과 비슷해 헷갈리지는 않았지만, 재차 확인하기 위해 아저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버스값은 2.25불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5불짜리밖에 없다. 잔돈을 바꾸려면 바깥으로 나가서 바꾸어 와야 하는데, 근처에 어떤게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5불을 넣고 번을 타기로 했다. 아저씨는 모든 질문에 고개를 까딱거리거나 저으며 대답했다. 마침내 티켓을 사고 들어가, 대강 감으로 가고 있는데 아저씨가 뒤에서 소리친다. ‘오른쪽 아니고 왼쪽이라고!’.



   이제 빌팅숲을 있겟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마음편히 창가에 앉아 다리를 쭈욱 펴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계속 지하게 머무르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처음에 지하에서 탓으니 그럴만도 하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나의 시티레일을 타려던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랑레드 역에서 내려 스테이트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뉴욕에 Shake Shack 버거가 있다면 시카고에는 M버거가 있다고 해서 시카고에 오면 먹어보고 싶은 곳이었다. 가게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작았다. 열명 정도 들어가면 가게가 보였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처럼 가게는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히스패닉 사장과 흑인 여점원은 친절했다. 내가 토론토에서 왔고 여기서 햄버거를 먹어보고 싶었다고 하니 무척이나 좋아한다. 나는 M버거와 치즈버거를 시켰고 음료로는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빵과 전체적인 느낌은 상상과 비슷했다. 하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패티의 촉감이 뉴욕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뉴욕이 나았다는 말이다. 그래도 먹고 갔으면 후회할 그럴 맛이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블루시카고를 찾아 갔다. 시카고에서 가고싶었던 블루스바들 하나였다. 하지만 바는 사진으로 보았던 보다는 작았지만, 벽에 그려져 있는 오래 듯한 광고 그림이 인상깊었다. 아쉽게도 바는 저녁 8시부터 열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남아서 호스텔 근처에 있던 버디가이의 블루스 바를 가기로 했다. 그러던 와중, 어디선가 트럼펫 소리가 들려왔다. 홀푸즈 앞에서 흑인 아저씨가 재즈 트럼펫을 불고 있었다. 신기해서 옆에서 지켜보았더니 보며 말을 걸어왔다. 흑인 아저씨의 이름은 레지, 워싱턴에서 살다가 시카고로 온지 3주정도 되었다고 한다. 거리의 악사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서 안타깝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거리의 악사는 자주 돌아다녀야만 하는 인생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음악이란 마치 이야기와 같아서, 계속 같은 음악을 들려주면 지루해지고 관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즈 페스티벌을 위해 몬트리얼에도 여러번 왔다고 한다,시카고만 해도 하루에 300불까지 트럼펫을 불번서 번다고 한다. 하지만 몬트리얼에서는 30불도 벌기 힘들었다고 캐나다는 가기 싫다고 한다.



   시카고의 푸즈 마트는 캐나다의 그것과 정말 같았다. 다를 것이 전혀 없었다. 이곳에서 내일 3일간의 기차여행에서 먹을 옥수수캔과 바나나를 샀다. 너무 유기농이라 먹을 것이 전혀 없었다.

   이제 호스텔로 돌아갈 때에는 타고 싶었던 Loop CTA 타고 돌아갔다. 상상으로는 마치 미래영화처럼 빌딩 사이를 지나가고 아래에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은 대부분 빌딩 2층에 불과했다. 소문으로 듣던 것 과는 달리 도시를 모두 보여주지는 않았다.  Library역에서 하차해서, 호스텔로 돌아갔다. 아직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였다. (경적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Illinois/Iowa/Nebraska에서)



   호스텔에는 그새 명이 있었다. 명은 30 초반의 터키에서 남자였다. 그는 지금 터키에서 왔는지 아직 시차가 적응되지 않아 너무 졸립다고 했다. 나름 한국에 관심이 많은 그였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의 문화나 음식을 좋아하기 보다는, 한국의 게임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 하였으나 한국인만큼 안된다는 , 스타크래프트 2 건드려 보지도 못했다는 , 계속해서 게임 이야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45 짜리 터키 술을 마시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금주라 너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한명은 내게 잊지 못할 길에서 마주친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Greg, 샌프란시스코 태생 전형적인 백인형이다. 키가 180 넘고, 곱술진 금발머리지만 어쩐지 우스운 그의 인상이 그에게 다가가기 편하게 만들었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모자를 쓰고 있는 내게 그는 이름 대신 자이언츠 이라고 불렀다. 그에게 나를 소개하자 가는 이름이 Kevin 아니니깐 진짜 이름을 하라고 한다. 그가 예전에 일본에서 수년간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기 떄문에 아시안 문화에는 비교적 익숙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여자애들과 한국 여자애들을 비교해 보니, 차라리 한국을 그랬다고 후회아닌 후회를 한다. 그의 현재 직업은 프리랜서 영화단역배우이자 연극배우라고 한다. 헐리우드에서도 보았고, 캐나다에도 나오는 Xerox 광고에 그가 출연한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시카고에 이유가 철인 3 경기를 하러 왔다고 한다. 그는 이제 늙어서 더이상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지만, 몇시간이 걸리든 완주를 하러 돌아다닌다고 한다. 시카고에서 경기가 끝나면, 해밀턴으로, 토론토로 온다고 한다. 내가 토론토에 있었다면 좋을텐데 라고 한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날 아침에도 마주쳤고, 역시 샌프란시스코 팬이라 불렀다. 자기는 지금 시카고 컵스 경기를 보러 가니, 나중에 보자고 한다. 과연 있을까. 나이가 들어서도 열정을 가지고 사는 그가 아름다웠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무엇인가 열정을 가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열정이란 단어조차 듣기 싫지만.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