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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3) 버팔로 뉴욕에 갈 때 마다 들렀던 외곽의 터미날 같았던 곳이 바로 버팔로 시내의 터미날이었다는 사실을 내리고 나서야 알았다. 밤에만 들러서 그런가 싶었더니, 사실 역 주변의 버팔로 시내는 그야말로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건물들은 관리가 안 되어 있다는 게 티가 많이 났고, 거리는 더러웠으며, 토론토의 홈리스들과 다를게 없었던 흑인들밖에 없었다. 공원은 묘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껄렁한 학생들이 많았고, 백인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까 만난 버팔로 여자의 추천을 받은 몰로 들어가니 그야말로 이보다 더 휑 할 수 는 없었다. 사람은 없고 몇몇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일단 환전을 위해 근처 은행에 들어가니 수수료로 20불을 달란다. 어느정도 수수료를 떼는 건 알고 있었지만 20불이라니 너무 심했다. 이럴바에야.. 더보기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2) 토론토 (8월 23일) 출발조차 순조롭지 않았다. 낮 12시에 던다스 코치 터미날에서 버팔로행 버스를 타야 하는데, 나는 아침 10시에 일어났다. 지난 며칠간 무리한 탓이다. 여권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나고, 아직 랩탑을 배낭에 넣어갈지, 따로 작은 가방을 가져갈지 결정하지 못한 채 였다. 급하게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한 배낭에 모든 것을 쑤셔넣고 집을 나섰다. 주머니엔 아이폰과 여권이 있었고, 내 상체만한 배낭엔 눈에 보이는 필요할만 한 것들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옷가지와 신발 두 켤례부터 시작해서 샴푸와 클렌징비누와 면도기, 심지어는 수저와 기름종이까지. 아직까지는 짐이 무겁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내게 다가올 여행에 대한 기대와 가벼운 마음 떄문인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항상 지나지던.. 더보기
씩이와 같이하는 미국 횡단 (1) 프롤로그 여름내 토론토 대학 에릭의 실험실에서 열심히 곤충채집을 하며 일한 결과 생각보다 돈이 꽤 모였다. 애시당초 이번에 모은 돈으로는 여행을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머릿속은 행복한 상상으로 가득찼고 매일 밤 킬리만자로 산을 걷거나 마추픽추 앞에서 셀카를 찍는 등,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한 천불 정도로 토론토에서 떠날 수 있는 곳이라곤 북미대륙이 전부라는 것을 깨닳았다. 유럽으로의 비행기 값은 너무 비싸 내 예산으로는 비행기삯과 숙소조차 충당 할 수 없었다. 중남미는 혼자 떠나기엔 너무 위험했기 떄문에 첫 배낭여행으로는 좋지 않았다. 나의 예산과 시간으로 갈 수 있었던 처음 떠오른 옵션은 한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으로는 이미 5월에 갔다 왔다. 한국에 가게 된다면 아마도 .. 더보기